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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수요일에는 인권장미를

낙엽군자 2009. 6. 17. 00:12

수요일에는 인권장미를
국가인권위원회 축소강행방침을 즉각 중단하라!
한국여성단체연합 총괄관리자 여성연합 kwau@women21.or.kr

춘분도 지났건만, 꽃샘추위라 하기엔 추워도 너무 춥다. 하지만 이 추위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마지막 피난처마저 무너질 위기,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 인.권.후.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21% 조직 축소를 발표한 이명박 정부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크고 시민사회의 분노가 높다. 인권위 축소 반대를 외치던 장애인인권활동가들까지 연행된 상태다. 정말 대한민국의 인권, 왜 거꾸로 가고 있는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 태산이다.

 

국가인권위 축소를 반대하는 많은 목소리들이 있다. 이 정부를 제외하고는 한 목소리가 아닐까 싶다. 특별히 3월 25일 수요일 오전 11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축소를 반대하는 여성단체, 여성계인사들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발을 동동 구르게 하는 추운 날씨였지만 검정색 의상을 입은 70여 명의 여성들이 모여 "찬바람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 여성인권 보장하라. 국가인권위원회 축소는 곧 인권후퇴와 같은 말이다. 축소 강행 방침 즉각 중단하라!"며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투쟁이 될 것임을 외쳤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김인숙 대표는 "우리의 인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민우회 고평상담실을 통해 여전히 성폭력과 차별이 많음을 뼛 속 깊이 체감하고 있다. 인권위가 축소된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디에 호소해야 하는가? 인권위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은 인권위를 정권의 입맛에 길들인다라고밖에 볼 수 없는 문제이다. 인권위는 정부에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되는 독립기구이다. 대통령기구라고?!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인권위는 분명히 별도의 기구이다. 우리 뜻을 모아 함께 투쟁하자!"며 기자회견의 인사말을 전했다.

 

기자회견장에는 마침 바로 어제인 3월 24일 화요일 밤 mbc <pd수첩 "인권도 줄어드나요">을 시청하고 나온 분들이 많았다. 조이헌임 여성연합 기자회견 진행자는 "어제 <pd수첩>을 보니 이 정도면 한국 인권 많이 좋아졌는데 오히려 장렬히 전사해야 하지 않느냐는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있더라. 정말 기가 막혀서 ... 지금 이 순간도 대한민국 인권은 침해당하고 있다. 여러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며 열의를 다졌다.

 

지금 이 순간도 대한민국 인권은 침해당하고 있다

"정말, 어디 한번 해보자는 거야?!" 소도 웃을 일 ...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 한국여성단체연합
이어서 참가자들의 발언이 있었다.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최영애 전 위원은 "요즘 막장드라마가 대세라고 하는데 지금 우리의 삶이 막장인생인 것 같다. 인권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아는가? 지금 인권위는 겨우 200여 명이 8년 동안 어렵게 꾸려나가고 있는데 어떻게 축소라는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행안부는 인권위의 정책, 교육기능을 축소해 권익위원회처럼 조사의 기능만을 두겠다고 한다. 이것은 단지 숫자적 차원의 인원 감축이 아닌 인권위 본래적 기능을 말살하겠다는 것이다. 국가공권력에 침해받지 않아야 하는 소중한 인권,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인권위 존립은 우리 인권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이다." 며 온 국민에게 이 문제에 대해 더 적극 관심을 가지고 함께 싸워줄 것을 부탁하였다.

 

현재 인권위 성차별 조정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한국여성의전화 정춘숙 대표는 "인권위법 만들 때 생각하니 도대체 지금 뭐하고 있는 것인지 한심하다. 인권위는 억압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마지막 보루이다. 인권위 독립성을 훼손하고자 하는 정부로부터 우리는 인권위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날이 추우니 투쟁의지가 더 불끈하다."고 의지를 표명하며 인권위 축소 강행방침은 세계적 망신이라고 외쳤다.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 한국여성단체연합
또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현실을 보라. 사회적 약자가 유일하게 기댈 곳이 인권위다. 그런 인권위를 강화는 커녕 축소하겠다니 독립영화 <워낭소리>의 소가 웃을 일이다. 한 사회의 가장 억압 받는 계층의 인권이 인권의 척도가 된다. 한국에서는 이주여성노동자들이 그 대상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의 인권신장은 아직 멀고도 멀었다. UN은 1994년 "국가안전보다 개인인권이 중요"하다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떤가? 인권위 축소 반대가 아닌 '인권위 확대'를 외친다!"고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인권위 내부 의견은 반영하지 않은채 행안부가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문제있다. 국가로부터 침해를 받아 인권이 훼손된 경우가 80% 이상인데 인권위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마무리 발언을 하였다.

 

인권, 내가 지켜내야 할 나의 권리 

 

원민경 민변 여성인권위원장과 윤수경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의 기자회견문 낭독 후 '인권을 침해받아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린 사람'을 표현한 흰 가면을 쓴 여성들이 '밥과 장미' '빵과 장미'로 함축되는 생존권과 인간답게 살 권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빨간 장미꽃에 <여성인권 보장하라> <인권위 축소 반대> 등의 구호를 달아 정부중앙청사 후문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였다. 참가자들의 구호로 여성계 기자회견은 마무리되었다. 이후 인권위축소철회 공동투쟁단의 인권활동가 연행 규탄에 대한  기자회견이 이어졌고 때마침 점심시간을 이용해 밖으로 나온 시민들이 줄 지어 기자회견장 앞을 지나갔다. '인권'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우리 모두의 권리이다. 

 

인권까지 짓밟는 삽질정부를 표현한 퍼포먼스 ⓒ 한국여성단체연합

 

수요일에는 인권장미를 ⓒ 한국여성단체연합

 

수요일에는 인권장미를 ⓒ 한국여성단체연합

 

 

 

 

<기자회견문>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강행 방침을 즉각 중단하라!

 

 


 이명박 정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21% 조직 축소를 3월내로 강행하겠다고 통보했다. 오늘 기자회견을 주최하는 여성단체와 여성계 인사들은 이명박 정부의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강행 방침에 강력 항의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의 축소와 독립성을 훼손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소외되고 차별받아 온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독립적인 국가인권기구이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축소는 여성 및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인권이 축소되는 것과 다름없기에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현재 성차별·성희롱 업무는 여성부에서 국가인권위원회로 이관되어 시행되고 있고 이도 성차별업무와 차별업무가 통합되어 축소된 측면이 있다. 그런데 다시 국가인권위원회가 축소된다는 것은 성차별 업무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여성인권과 성차별 시정업무의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특히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발표하는 여성권한척도 중 우리나라는 2007년 64위(108개국 중)에서 2008년 68위로 떨어졌고, 미 국무부 2009년 인권보고서에도 ‘한국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여전하고 성범죄, 가정폭력, 인신매매가 심각하며, ‘직장 내 성추행 및 고용과 임금, 승진차별 문제도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국제사회의 발표는 우리사회에서 여성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이며 차별의 대상임을 말하고 있으며, 이를 시정할 것을 권고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여성인권향상과 성차별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노력을 요구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강화가 아닌 축소 방침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또한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가 전체 진정사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에서 정부로부터의 정치적 독립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존립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이번 행안부의 조직 축소방침은 직제 개편 및 인력운영을 대폭 바꾸는 것으로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훼손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 눈치보기, 권력의 입맛에 맞는 인권침해분야만 조사한다면 ‘인권위는 권력의 꼭두각시’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유엔 가입국이며 유엔인권위원회 상임이사국이다. 또 국가인권위는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부의장국을 맡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A등급을 받은 국가인권기구로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과 위치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의 역할과 성격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으로 조직을 축소시키려는 것은 유엔인권위원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기만적이고 자기모순적인 행태로 국가 신인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여성단체와 여성계 인사들은  이명박 정부의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방침에 대해 강력 항의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하나. 국제사회 망신살 국가인권위 축소 강행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이명박 정부는 국가인권위 독립성 훼손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하나. 이명박 정부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인권 강화를 위해 노력하라!



2009년 3월 25일

국가 인권위원회 축소를 반대하는 여성단체·여성계인사들

<여성단체>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민변여성인권위원회 21세기여성포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전국여성연대 여성환경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경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단체연합 전북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기독여민회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여성사회교육원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새움터 수원여성회 여성사회교육원 울산여성회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충북여성민우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여성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함께하는주부모임

<여성계인사> 강인순 경남대학교 교수, 곽정숙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김동엽 교육자치시민회 상임대표, 김상희 민주당 국회의원, 김윤옥 전 한국교회여성연합회장,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박인숙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박인혜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박주현 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 박진희 진보신당 확대운영위원, 배옥병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 배외숙 이화민주동문회 사무국장, 손이덕수 여성평화운동가, 신필균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심영희 한양대학교 교수, 양영미 국제연대 활동가, 오한숙희 여성학자, 유경희 전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유시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이경숙 17대 국회의원,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국회의원, 이철순 일하는여성아카데미원장, 이효재 여성학자, 장윤경 갈등경영연구소장, 전순옥 참여성노동복지회 대표, 정강자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정현백 성균관대학교 교수, 조영숙 전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소장, 조은 동국대학교 교수, 조현옥 이화여자대학교 특임교수, 최상림 전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최일숙 변호사, 한명희 전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허성우 성공회대학교 교수, 홍미영 민주당리더십센터소장

출처 : 성평등 사회를 함께 만들어요~
글쓴이 : 학수고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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