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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목숨 달린 얘기

낙엽군자 2015. 9. 24. 14:13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목숨 달린 얘기



대담자김성훈/김종철

<녹색평론> 138, 2014 9-10월호

이 기록은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과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201484,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커피숍에서 가졌던 대담을 녹취,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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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몬산토가 지배하는 국제정치

오랜만에 뵙습니다. 지난 7월 중순에 제가 전화 드렸을 때 며칠 외국에 다녀오실 예정이라고 하셨는데, 어디를 가셨던가요?

헝가리하고 우크라이나에 다녀왔습니다. 두 나라가 국경을 접하고 있지 않습니까. 헝가리는 아시다시피 유럽에서 유일하게 동양계 민족과 피가 섞인 나라예요. 물론 먼 옛날 얘기지만. 그리고 내가 볼 때는 가장 미인들이 많은 나라가 헝가리예요. 헝가리에 가면 기분이 좋아요. 사람들이 아주 정답습니다. 그리고 헝가리에서는 GMO(유전자조작식품)라면 생산도, 판매도, 거래도 못하게 돼 있어요. 우크라이나도 원래는 그래 왔었지요.


근데 이번에 유럽에 가서 들었는데, 물론 엄밀한 과학적인 정보는 아니지만,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단순히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이 아니라 그 이면은 GMO와 반GMO 간의 싸움이라는 겁니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GMO산업을 주도해온 몬산토가 아무리 유럽시장을 공략하려 해도 되지 않았습니다. EU의 반GMO 정책이 워낙 강경하죠. 특히 독일과 동구권 국가들이 똘똘 뭉쳐 있어요. 근데 EU의 곡물창고가 우크라이나입니다. 그래서 몬산토가 허술한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려고 공작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전() 대통령이 완강히 거부했어요.


그런데 몬산토 계열에 블랙워터(정규군 수준의 병력과 무기를 보유한 세계 최대 민간 용병회사편집자)가 있습니다. 전직 CIA 출신하고 전직 공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돼 있는 블랙워터를 2년 전에 몬산토가 인수·합병했지요. 그 블랙워터 용병들이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들어가서 시위를 선동해 대통령을 몰아냈다는 겁니다. 그래서 소위 친미 인사가 새로 대통령이 되었는데, 그 사람은 GMO를 찬성합니다.





그런데 GMO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게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입니다. EU는 물론 헝가리나 폴란드 등 동구권 나라들도 마찬가집니다. 지금 거기서는 GMO가 불임이나 난임(難姙)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유방암 등 종양 발생률을 높여 GMO를 도입하면 결과적으로 인종말살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푸틴은 의회 결의를 거쳐 GMO 식품은 판매도, 생산도, 가공도, 거래도 못하게 했습니다. 푸틴이 지금 러시아계 동포들을 보호한다는 정치적인 명분을 걸고 우크라이나 반군을 지원하고 있지만 근본 배경에는 이렇게 GMO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거죠.





무서운 세상이군요. 저도 GMO가 큰 문제라는 것은 알지만, 그것 때문에 이런 식으로 국가질서가 유린되고, 국제정치가 뒤틀리고, 진실이 무너지고 있는 건 몰랐습니다. 언론들이 늘 그냥 받아만 쓰지, 진실을 캐낼 의지도 능력도 없으니 말이죠. 근데 저도 뉴스의 이면을 꽤 살펴보려고 하는 편인데, 선생님은 참 어디서 그런 놀라운 이야기들을 듣게 되시는지.

RT〉 뉴스, Natural〉 뉴스 등을 읽으면 다 나와요. 그리고 저는 옛날에 유엔(식량농업기구)에 근무할 때 맺었던 인연들이 있어요. 이제는 늙어서 그 사람들이 달리 할 일이 없으니까 IT로 이런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그럽니다.

아주 좋은 네트워크를 갖고 계시군요.

GMO, 불임과 난임을 유발한다

.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때도 우리 정부보다 먼저, 더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서 대안을 적시할 수 있었던 게 그 덕분입니다. 지금도 그렇지요. 원하신다면 내가 받은 자료, 특히 GMO 관련 자료는 얼마든지 보내드릴 수 있어요.



분명히 말하지만, GMO는 절대 이 땅에 뿌리내리게 해서는 안됩니다. 1998년에 영국의 푸스타이 박사가 이미 실험했던 것을 시작으로, 그 후 여러 독립연구가 있었죠. 그중 가장 완벽한 실험으로 인정받은 게 재작년 프랑스 파리대학의 셀라리니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죠. 실험용 쥐 2,000마리한테 2년 동안, 사람으로 치면 약 10년 동안, 계속해서 GMO옥수수와 GMO콩을 먹여봤는데, 결과는 각종 종양이 생기고, 장과 위장이 비틀어지고, 유방암이 생겼습니다. 피해는 암컷과 수컷이 7 3 비율로 나타나요. 특히 여성들은 절대로 GMO 콩나물, GMO 두부, 두유를 먹어선 안됩니다. 동물실험 결과로 볼 때 여성이 훨씬 더 취약합니다. 2세로 가면 자폐증과 불임증이 나타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종자를 계속 팔아먹으려고 GMO는 모두 불임이 되도록 미리 조작돼 있거든요. 유럽과 중국, 러시아에서도 동물실험을 한 여러 자료가 있지만, 가장 완벽에 가까운 게 셀라리니 교수의 실험이라고 합니다. 그 실험은 몬산토 스스로가 GMO의 효과가 좋다고 설명하기 위해서 썼던 수법을 그대로 썼으면서도 전혀 다른 결론을 얻어낸 것이니까요.





셀라리니 교수가 그런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했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전에 영국의 과학자 푸스타이는 GMO가 유해하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하자마자 목이 잘려버리지 않았습니까. 프랑스에서는 독립적인 과학실험이 어느 정도 허용되는 모양이죠?

프랑스가 그런 면에서는 좋은 나라죠. 그리고 지금 GMO는 주로 미국계 다국적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있겠죠. 몬산토, 듀퐁, 신젠타, 다우, 비앤에프 등 소위 다국적 농약·화학회사들이 제초제·농약을 겸사겸사 팔아먹기 위해 유전자조작 종자를 만들어내고 있죠. 그런데 종자 만들어낼 때 제초제에 강한 것, 병해충에 강한 것, 내한성을 가진 것들을 만들어내지만, 공통적인 것은 종자가 불임이 되도록 하는 거죠. 그래야 계속 GMO 씨앗을 팔아먹을 수 있으니까.


(빌 게이츠의 도움으로 아프리카 국가에 유전자조작 옥수수를 밀어넣으려던 몬산토의 계획은 실패하고 말았다.)


근데 웃기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부부입니다. 그들은 몬산토 주식 20퍼센트인가 샀어요. 그러고는 아프리카에 자선한다고 GMO 곡식을 무상원조하겠다고 하니까, 짐바브웨가 거부해버렸죠. 우리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사람이 먹어서는 안될 GMO 따위는 안 받겠다고요. 빌 게이츠 부부가 그런 망신을 당했습니다. 인도주의적 자선을 표방했다가 웃음거리가 된 거죠.

지금 몬산토의 1년 매출은 대한민국 연간 예산과 맞먹습니다. 어마어마하죠. 그러니까 블랙워터 같은 용병회사도 경영하고, 한국에도 모 교수에게 GMO 연구재단 만들도록 지원하고, 그리고 바이오 분야 연구자와 학생들에게 정기적으로 장학금 주고, 농업연구기관을 비롯해서 학계, 관계, 언론계에 장학생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한심한 이야기네요. 학자, 전문가, 언론인 등 소위 사회 엘리트라는 자들이 늘 돈이라면, 권력이라면, 그 앞에서 독립성과 자주성을 잃고 인간적 자존심도 내팽개쳐버리는 이 빈곤한 정신적 풍토가 개탄스럽습니다.

몬산토는 광화문에 사무소를 차려놓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은 매년 794만 톤씩 GMO 콩과 옥수수와 카놀라를 십수 년째 수입하고 있는데, 그중에 식용은 약 190만 톤입니다. 사료용까지 포함해서 해마다 794만 톤씩 들어옵니다. 한국이 세계에서 두 번째 GMO 농산물 수입국이에요.

첫번째는 어딘데요?

일본이죠. 근데 일본은 식용보다도 주로 사료용이에요. 그러니까 몬산토 쪽에서 볼 때 지금 한국은 아주 충성스런 이죠. 그래서 광화문의 좋은 위치에 자릴 차지하고, 각종 장학생 만들기 사업을 벌이고 있죠. 저한테도 초기에 식품산업협회를 통해서 접근해왔어요. 제가 속해 있는 경실련에서 GMO 표시제를 주장하니까 그거 좀 하지 말아달라고요. 그래서 당신네 협회가 결정한 것이냐 아니면 GMO 종자를 판매하는 쪽에서 부탁한 거냐고 물었더니, 어물어물 대답을 못해요. 몬산토가 돈을 댄다는 말을 할 수 없겠죠.

몬산토의 장학생들

농과대학 교수들도 많이 넘어갔죠?

농과대학의 바이오 전공 교수들, 또 식품영양학 연구자들 중 상당수가 넘어간 것 같아요. 어떤 고명한 영양학자도 우리나라에 GMO를 도입·개발해야 식량안보가 달성된다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어요. 바이오 분야에 전문성도 없던 사람인데, 대학을 은퇴하자 부랴부랴 연구재단을 만들어 GMO 홍보원 노릇을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잡초가 농사를 망치니까 어차피 제초제는 써야 한다는 논리죠. 몬산토가 만든 제초제를 쓰면서 거기에 저항성을 가진 GMO 종자를 뿌리면 증산이 된다는 논리죠.

그러나 그런 몬산토의 신화도 벌써 깨졌어요. 2~3년 동안은 잡초 제거에 효과가 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글리포세이트라는 몬산토 제초제에 내성이 생긴 새로운 잡초가 나와버려요. 슈퍼잡초죠. 그리고 제초제 때문에 토질이 악화되니까 생산성이 떨어져요. GMO를 재배하지 않는 EU의 과거 10년간의 곡물생산성과 GMO를 사용해온 브라질과 미국의 곡물생산성을 비교해보면 그 결과가 확연해요. 이젠 유럽의 농업생산성이 훨씬 앞서 있어요. 결국 GMO 농사가 식량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건 거짓말이죠.


(산업농업의 대가 미국 농장의 거의 절반에서 슈퍼잡초가 발견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우리나라에서는 언론이 보도를 안해요. 그리고 GMO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어떤 관계기관도 과학적인 실험을 해본 적이 없어요. 대한민국의 어느 연구기관 또는 학자들에게도 그런 실험을 하라고 연구비가 주어지지도 않고요.

자기들한테 불리한 연구비를 줄 리가 없죠.

독립적인 연구는 국가가 지원해야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게 국가의 책무니까요. 그러나 많은 민간단체들이 그렇게 요구해왔는데도 한국정부는 귀를 닫고 있어요. 이게 다 국가가 기업(자본)에 휘둘려 있는 탓이겠죠.

지금 우리 정치권에도 로비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겠네요?

. 현재 야당 국회의원 남윤인순, 홍종학 의원 등이 GMO 표시제를 하자고 입법 발의를 했는데도, 여당은 말할 것도 없고 야당 지도부가 말 한마디도 거들지 않는데, 무지한 탓인지 약 먹은 탓인지.

소비자의 알 권리차원에서 표시제를 하자는 건 지극히 정당한 요구인데요.

물론이죠. 그리고 GMO 표시제가 실제론 특별한 추가비용이 드는 게 아닌데도 생산비용이 많이 든다고 식품업계가 반대해요.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표시제를 반대하는 로비가 주로 재료의 70% 이상을 외국산으로 쓰고 있는 식품산업계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어요. 몬산토는 직접 자기 얼굴을 내밀지 않아요. 관련 학계, 식품영양학자, 바이오 학자들 그리고 농약 및 GMO 연구기관 사람들이 알아서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농약은 과학이다!, GMO, GAP도 친환경 농산물이다라고요.



몬산토의 지배력이 생각보다 더 심하네요.

저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서 국민안전에 관련된 거의 모든 재앙이 코퍼라토크라시(corporatocracy)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용어를 김 선생님이 좀 잘 번역해주세요.



기업자본독재 혹은 기업전제정치라고 할까요.

데모크라시가 아니라 기업(corporation)이 세상을 지배한다라는 뜻이죠. 기업자본이 정치와 언론과 사회와 경제, 문화 모든 것을 지배하고, 우리 일상생활까지 지배한다는 뜻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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