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관련

[스크랩] 국민과의 대화가 아닌 국민에게 협박

낙엽군자 2008. 9. 10. 23:03
 

종교편향으로 갈등을 빚은 불교계와 화해의 이야기가 나오려나 싶었는데 역시나 이명박이었다. 이명박의 용량은 노래 한 곡도 저장하지 못하는 2mb임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9일 밤 5개 방송사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질문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자신의 경험을 내세우며 설명하려 애썼을 뿐 ‘국민과의 소통’과는 거리 먼 이야기만 늘어놓았다. 이 대통령은 일관되게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임했으나, 그만큼 상대적으로 국민들의 감성을 건드리며 진솔함을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였다. 변명성이나 훈계성 답변도 적지 않아, 추석을 앞두고 ‘진솔한 소통’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는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불교계가 강력히 요구한 어청수 파면과 관련해서는 ‘그럴 뜻이 전혀 없음’을 전날 국무회의 때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소통’을 하겠다고 하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지저분하기 그지없는 전과 14범일 뿐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의지가 없음을 국민들 앞에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말았다.

 

  ▲ 이명박 대통령이 9일 밤 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시민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부동산 거품이 서서히 빠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나오고, ‘건설경기 부양’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상식 이하의 막말을 대통령이란 자가 여과 없이 뱉는다. 대다수 서민둘의 삶과는 전혀 연관 없는 오직 ‘건설자본의 입만 즐겁고 배만 채운다’는 것은 경제의 기본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일본이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악몽의 10년’을 보냈는데 심한 곳은 1/3 토막이 날 정도로 쏵 빠졌음에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인구 1억이 넘는 든든한 내수시장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 외환위기가 다시 오거나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 받쳐줄 내수 시장이 몰락해 있어 엄청난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다. 1억 정도의 인구가 있어야 ‘내수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외부로부터 경제 충격이 와도 버틸 수 있다’고 경제학자들은 너나없이 말한다.


그러나 한국은 절반도 안 되고 그나마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임시직(비정규직)이 대부분인데다 정규직 또한 고용이 불안하기 그지없다. 정년은 갈수록 단축되어 한 참 일할 나이에 거리로 내몰리는 현실이라 쉽게 지갑을 열 수 없는 처지다. 노무현 정권 때 심해진 빈부격차가 이명박 정부 들어서자마자 노골적인 ‘강부자ㆍ고소영’ 일변도의 정책으로 서민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대책 마련은 커녕 재벌들을 위한 ‘감세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거기에다 지도에 작은 개척교회는 나오지만 오래된 유명 사찰을 빼 버리는 등 종교편향 정책을 노골화해 극에 달한 불교계의 분노에 화해의 말을 전하기는 커녕 아래 사람의 잘못으로 돌려 ‘찾아가서 사과하라’는 말만 던졌다.


정말 앞으로가 걱정이다. 이명박 정권이 자꾸만 헛발질을 해대면 한국사회의 종교 갈등은 갈수록 골이 깊어져 ‘사랑과 화해’가 아닌 ‘갈등의 증폭’만 더 해 갈 뿐인데.... 이런 짓은 이명박 정권 자신의 명줄을 재촉하는 것인데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집권 초기부터 바른말이 전혀 전달되지 않는다면 밑에서 도둑질 해 먹기야 좋겠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민중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으니 걱정이다. 어설픈 타협보다는 한판 싸움이 속 시원하지만 그 동안 고생하고 죽어나갈 민중들의 한 맺힌 소리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들이 찔림은 너희의 허물 때문이요, 그들이 상함은 너희의 죄악 때문”이라는 말을 떠 올려 본다. ‘가난한 자에게 기쁜 소식을, 묶인 사람들에게 해방을, 억눌린 자들에게 자유를 선포하라’는 그 날이 언제 올 지 적막강산이다. 명박아, 천국가도 좋으니 ‘제발 얼른 갔으면 좋겠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대통령과의 대화’요 국민을 향한 공갈이요 협박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출처 : 윤희용의 사랑방
글쓴이 : 윤희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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