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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확실하게 망하게 하는 법

낙엽군자 2008. 8. 29. 23:59
조선일보 확실하게 망하게 하는 법


lemontree






얼마 전에 서프라이즈에 들렀다가 흥미를 끄는 글을 발견했다. 글을 발견했다기보다 흥미있는 '제목'을 발견했다고나 할까, 글의 내용은 별 것 아니었다. 올해 연말까지 조선일보를 망하게 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에게는 후사한다던가... 정확히 무슨 대가를 지불한다는 건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던 것 같다.

대가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옛날에 이 문제를 놓고 좀 생각해본 것이 있어서 이번 기회에 정리해볼까 한다. 이 생각에 대해 몇몇 사람과 의논도 했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별다른 파급 효과는 없었고 예상했던 욕만 바가지로(주로 조빠들이었다) 얻어먹었다.

조선일보를 타격하려면 조선일보의 힘이 어디에 있는지, 그 취약점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우선 필요할 것 같다.

조선일보의 힘은 무엇보다 먼저 대한민국 최고의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좌파들 가운데는 조선일보의 독자층이 무식하다고 비웃는 사람들이 많은데(강준만조차도 이러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물론 조선일보 독자층의 70~80% 가량은 비웃음의 대상이 될만한 무식한 인간들이다. 그건 맞다. 조독마나 디지털조선일보의 100자평에서 무식한 소리를 찍찍대는 허접들이 주로 얘네들이다.

하지만 얘네들이 조선일보 독자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심각한 오류에 빠지기 쉽다. 나머지 20~30%가 실은 중요하다. 이들 20~30%가 실은 대한민국의 정보와 지식, 의사 결정권과 재산 등의 중추를 장악하고 있는 무리라고 봐야 한다. 조선일보 전체 독자가 실제로 200만 내외라고 할 때 이들 핵심 독자의 숫자는 약 40~60만 정도이다. 실상 대한민국 파워엘리트들은 거의 조선일보의 독자층이라고 봐도 된다.

이들 파워엘리트들은 단순한 독자가 아니라 조선일보에 고급 정보를 제공하고 나아가 조선일보가 설정하는 아젠다의 중요한 지지층이 되며 조선일보가 제공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수요자가 된다. 조선일보가 이들 파워엘리트들을 핵심 독자층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조선일보가 한국을 움직이는 신문, 대통령을 만드는 신문이라고 자임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들이 조선일보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도 이들 독자층이 가진 구매력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의 나머지 70~80%의 독자층 역시 이들 핵심 독자층이 지닌 영향력,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속성에 끌리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주류'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심리를 갖고 있다. 그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조선일보는 바로 주류의 생각과 행동, 향후 계획 등을 가장 잘 알려주는 신문이다. 조선일보가 가진 매력은 여기에서 나온다.

조선일보가 가진 또 하나의 힘은 70년대 이후 꾸준히 인재 풀에 투자해왔다는 점이다. 조선일보가 거느린 인재 풀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취재/편집 기자들을 포함한 조선일보 자체 인력 두번째는 조선일보 외부에서 조선일보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전문가 그룹들이다.

자체 인력의 경우 조선일보가 70년대에 일간지들 가운데 하위권 그룹에 속해 있다가 80년대 들어 이른바 '일등신문'으로 치고 올라가는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 원래 일간지들 가운데 '기자 사관학교'로 불리던 곳은 한국일보였지만 한국일보가 키운 인재들을 가장 많이 스카웃한 곳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의 전성기를 열었던 방일영은 인재 스카웃에 돈을 아까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일보의 인재를 판별하고 적극 투자하는 역량은 외부 우호그룹의 양성에서도 빛을 발한다. 가능성이 있다 싶은 인재에게는 과감히 지면을 개방하고 적극적인 편집으로 각광을 받게 해줬다. 이렇게 해서 빛을 보고 집권세력의 눈도장을 받은 인재들이 나중에 조선일보의 적극적인 우군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은 당연하다.

또 하나 조선일보의 장점이라고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적극적인 내부 의사 조율 과정이다. 조선일보는 국내 언론사 가운데 가장 내부 토론을 많이 하는 언론매체로 알려져 있다. 기사 하나하나의 선정과 제목 달기, 지면 배치 등에서 평기자와 데스크, 논설위원단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토론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정세분석이고, 조선일보 구성원들이 자신들이 다루는 분야와 이슈의 향후 전개 등에 대해서 비교적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 접근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한겨레신문의 경우 동일한 사안에 대해 어제 한 이야기가 다르고 오늘 한 이야기가 다른 경우가 많다. 이 지면에서 다룬 시각이 다르고 저 지면에서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한마디로 말해 하나의 사안을 놓고 하나의 언론기관으로서 거쳐야 할 컨센서스가 부족하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이런 시각의 혼란이나 불일치가 극히 적은 편이다. 지면 전체를 통해 드러나는 끔찍할 정도로 견고한 일관성, 마치 한 사람의 기자가 쓴 것 같은 논조의 통일 등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조선일보는 편집이 뛰어나다'고 말하는 부분이 사실은 이렇게 철저한 내부 토론 과정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편집은 결코 단순한 기술이나 스킬이 아니다. 정세를 바라보는 시각의 철저함과 정보의 포괄성과 상황 판단의 깊이가 바로 겉으로 드러난 편집의 결과물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일보의 약점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해 위에서 거론한 조선일보의 강점들이 모두 조선일보의 약점들이다. 여전히 한국의 최고 엘리트들을 독자층으로 확보하고 있지만 그들 엘리트들의 조선일보에 대한 충성도는 많이 약화됐다. 엘리트 그룹 자체가 과거보다 많이 분화되고 저변이 넓어지면서 과거처럼 엘리트 그룹을 조선일보가 '독점'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엘리트 그룹 가운데 조선일보의 행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급 인재풀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의 전성기이던 80~90년대에 비해 국내의 인재풀이 넓어지면서 조선일보가 이들을 모두 자신들의 지지 그룹으로 묶어두기는 어렵게 됐다. 과거에는 엘리트들의 성향이나 지향점 등이 대개 비슷했기 때문에 조선일보가 이들을 자신의 지지 그룹으로 묶어두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엘리트들의 성향이 다양해지면서 조선일보도 선택의 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어느 한 그룹을 지지하면 그 반대편 그룹에게는 비토당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국내 지식 및 여론 시장에서 조선일보의 독점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내부적인 의사 조율 과정도 앞에서 예를 든 이런 사정들 때문에 필연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 최근 조선일보의 지면과 기사 구성, 논조 등을 보면 과거와 같은 '확신'을 느끼기 어렵다. 목청을 높이는 경우에도 '열의'가 없다.

물론 그럼에도 조선일보은 여전히 일등 신문이다. 조선일보를 대신하는 매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약해졌지만 조선일보의 아젠다 설정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진보 개혁 진영에게 조선일보는 여전히 최고 타격 목표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조선일보가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몰락할 수 있을까? 1년 안이라고 장담은 못하지만 그래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조선일보가 망하게 되는 방안을 얘기해보겠다.

우선 조선일보 구독 거부 운동이나 조선일보 광고주에 대한 불매운동 등이 모두 다 매우 좋은 운동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사실 가장 최종적인 승부는 바로 이런 운동을 통해 판가름나게 될 것이다. 다만 이런 운동들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을 곁들였으면 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방법은 이미 1990년대에 한번 실행된 적이 있다.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통신의 노조가 한번 시범을 보여서 엄청난 효과를 거둔 적이 있었던 것이다. 조중동 등 주류 언론이 한국통신의 파업에 대해 왜곡 모함하는 기사를 싣자 한국통신 노조가 전체 노조원 차원에서 이들 신문사들에 항의 전화를 한 적이 있었다. 이들 신문사, 순식간에 업무가 마비됐다.

나로서는 몇번 아이디어 차원에서 주위 사람들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지만 직접 한국통신 노조가 보여준 위력을 보면서 내 생각의 정당성을 확신할 수 있었다. 내가 말하는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조선일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하루에 한번 아니 이틀에 한번 아니 일주일에 한번씩만이라도 조선일보에 전화를 걸자는 것이다.

가령 조선일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1만명 정도만 이 운동에 참여한다고 하자. 매일 한 사람이 한 번씩 조선일보에 전화를 건다. 그럼 1만통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조선일보 전화는 하루종일 불통 상태가 된다. 정작 조선일보와 통화하고자 하는 조선일보의 우호 세력이나 지지층들은 조선일보의 편집진이나 기자들, 광고국과 통화할 수 없다. 한두 번 전화해서 통화가 안 되면 대번에 짜증나게 된다. 요즘처럼 스피드 경쟁 시대에 저렇게 통화가 안되는 상태에서 '죽어라고' 조선일보에게만 정보를 주고 광고를 주겠다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다.

하루에 1만명이 아니라 실은 단 500~1천명만 조선일보에 전화를 해도 조선일보의 업무는 심각하게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마음 먹고 5천명 정도가 1년 내내 일 주일에 한 번씩만 조선일보에 전화를 계속 해도 조선일보는 망하게 된다. 이건 매우 확률이 높은 게임이다. 그 숫자가 1만명, 2만명이 된다면? 그 효과는 상상도 하기 어렵다.

조선일보로서는 대항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항의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냥 기사 내용에 대해 질문하거나 의견을 말하는 정도만 해도 동일한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이런 전화의 발신자를 확인해 검찰에 고발하게 될까? 만일 그렇게 한다면 그건 안티조선 측의 엄청난 승리가 된다. 언론사가 독자와 대립전선을 형성한다는 것 자체가 언론사의 신뢰도와 권위에 치명적인 타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런 과정에서 조선일보 구성원들이 여타 독자들에게 매우 불친절한 태도를 나타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건 조선일보 독자층의 탈락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조선일보가 가진 영향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안티조선 운동이 확보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조금만 노력하면 이런 운동에 참여할 인력 몇 만 명 모으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반대급부로 돌아오는 부담도 거의 없다.

요즘은 핸드폰이나 이메일이 보편화됐기 때문에 과거처럼 전화만 때리는 방식이어서는 효과가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자들의 경우 핸드폰 번호는 가까운 취재원과만 공유하는 것이고 광범위한 일반 대중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는다. 그 정도는 무시해도 된다. 이메일의 경우 지면에 공개되기 때문에 역시 그 메일로 일주일에 한번 정도 메일을 보내면 된다. 기사에 대한 가벼운 항의나 질문, 기사 제보(별로 내용은 없는), 그냥 가벼운 인삿말, 또는 기사 내용에 대한 찬양 등을 보내도 된다. 그래도 그 메일 처리하려면 미칠 지경이 된다.

이렇게 1년 정도만 계속하면 조선일보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로 과거 한국통신 노조의 항의 때 조중동 등 언론사가 느낀 불안감과 당혹감은 엄청났다. 그런 항의가 단 며칠에 그쳤기에 망정이지, 한 달 정도만 지속됐어도 조중동은 앞발 뒷발 다 들고 한국통신 노조에 항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나는 판단하고 있다.

이런 방식이 좀 문제가 있고 떳떳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이 방법이 그다지 순결무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깨놓고 말해서 조선일보와 진보개혁 진영은 지금 전쟁중이다. 조중동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별 야비한 수단을 다 동원해 진보개혁 진영을 공격하고 있다. 거기에 대항하는 진보개혁 진영은 그저 공자님 말씀 �조리는 수준이다. 이거 애초에 게임이 되지 않는다. 소녀 진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그냥 밟으면 밟히고 오른뺨 때리면 왼뺨 내밀 심산이라면 지금처럼 계속해도 된다. 하지만 조선일보를 도저히 이대로 놔두면 안된다고, 진보개혁의 대의가 옳은 것이고 그 대의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조선일보가 결정적인 장애물이라고 느낀다면 내가 말한 방식으로 해보는 것이 어떨까... 이런 생각을 과거에 해봤다는 야그다.

아, 이건 그냥 아이디어 차원에서 하는 얘기니까 내가 불법 행동을 선동한다고 오해는 마셨으면 좋겠다. 그냥 옛날에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는 일종의 후일담이고, 회고담이다. 이걸 갖고 나를 검찰에 고발하려나? 굳이 그렇게 하겠다면 어찌 말리겠나. 대통령이 앞장서서 80년대로 회귀한다는데, 나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동참해야지. 80년대에 미처 다 하지 못한 일 마저 하라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받아들일 생각이다.112545lemontree님의 다른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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